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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경찰청장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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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7.01.24 | 작성자 | 전형식 | ||
파일첨부 | 조회수 | 3647 |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 시스템혁신 추진"◇
-- 치안 총수로서 올해 최대의 역점 과제는.
▲첫번째로 준법질서를 정착시키는 것, 두번째로 치안질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높이는 것, 세번째로 수사구조 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반을 구축하는 것, 네번째로 올해 말 치러지는 대선이 평화적이고 공정하게 실시될 수 있도록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올해는 이런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Out to the field, Closer to the Citizens)'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시스템 혁신을 추진하겠다.
-- 취임한지 1년이 돼 가는데 그 동안 가장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국민들의 성원이 있고 경찰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경찰공무원법 개정으로 근속승진이 이뤄졌는데 일부 경찰관들 사이에서 이해가 부족한 면이 있어 연착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 사회 분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대립이 첨예해 조정에 힘든 일이 많았다. 수사구조 개혁 문제도 양 기관(검찰과 경찰)의 대립으로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가 없어 아쉽다.
◇준법을 전제로 FTA범국본 집회도 허용 검토◇
-- 연초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많았다. 법질서 준수와 표현의 자유 모두 중요한 가치인데 이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된 것이 사실이다. 집회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 다만 민주주의ㆍ법치주의에 합치되도록 이를 질서유지ㆍ공공복리와 조화시키는 것이 과제다.
범국본 집회의 경우 불법 폭력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가 주최하는 집회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봉쇄로만 일관할 수는 없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범국본이 준법집회 MOU(양해각서) 체결이나 공동기자회견 등을 통해 평화ㆍ준법 집회를 공개적으로 다짐하고 지난번 폭력 시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조건, 그리고 도심 이외의 장소에서 집회를 열되 행진을 최소화한다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집회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준법 시위 문화가 정착되려는 징후가 보이고 있으며 경찰도 과거 방식과 달리 대응하고 있다. 약정과 합의가 존중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 준법 집회ㆍ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계획을 밝혀 달라.
▲집회 주최측이 누구든, 집회 성격이 어떻든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엄정한 사법조치를 계속할 것이다. 공공기물 파손이나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서 민ㆍ형사상 책임을 함께 지우겠다.
모두가 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집회 주최측 단체 관계자 등이 집회를 참관ㆍ감시하는 제도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 산하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 공동위원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 여론을 모아 집회ㆍ시위 여건을 바꾸고 `폭력집회를 해야만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고쳐지도록 해야 한다. 관련 기관별로 감사담당관 등이 집회ㆍ시위에서 제기되는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전향적으로 반영토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수사역량 강화로 국민에게 `고객만족' 줘야"◇
-- 신년사에서 민생치안과 과학수사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는데 구체적인 복안은.
▲치안유지와 범죄수사는 경찰의 근본 존재 이유다. 앞서 밝혔듯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라는 정신으로 항상 신속한 출동 태세를 갖추고 고객인 국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수사요원의 정예화와 전문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구체적으로는 경찰수사연수소의 기능을 강화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 모든 수사ㆍ형사ㆍ과학수사요원을 정예화하고 검시관, 범죄분석요원, 사이버수사요원 등의 특별채용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사이버수사요원 중 일부는 장애인으로 충원할 것이다.
-- 과학수사 강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수사요원의 자질 향상과 장비 및 시설의 전문화가 중요하다. 폐쇄회로TV에 찍힌 용의자의 신원을 신속하게 밝힐 수 있는 `얼굴인식 시스템', 용의차량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리얼타임 차량추적 시스템'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자외선 지문감식기, 공기정화 지문현출시스템, 기억반응 탐지기, 지방경찰청별 `다기능 증거분석실' 등 장비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재범률 높은 강력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유전자은행' 설치도 추진하겠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의 경찰청 이관에 대한 입장은.
▲반드시 이관해야 한다. 현재 국과수는 경찰청장의 지휘ㆍ감독을 받으면서도 경찰청 소속이 아니라 행정자치부 소속으로 돼 있어 경찰청이 예산ㆍ인력ㆍ장비를 지원하기 어렵다.
과학수사를 위한 감식 업무의 중립성은 철저히 견지하되 체계적 지원과 예산 투자를 위해 이관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서초동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에서 드러난 한국의 과학수사 역량이 세계 첨단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수사구조 개혁 위해 내실 먼저 다져야"◇
--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수사권 조정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차기 정부나 차기 경찰청장이 이를 해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수사구조를 개선ㆍ개혁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의지에 비추어 볼 때 이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 임기 내에 해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끝까지 다할 것이다.
정부안만 도출되면 2월이나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양 기관(검찰과 경찰)의 입장이 맞서서 타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정부의 조정안 마련 작업이 잘 끝나기를 바란다.
-- 검찰 수뇌부와 혹시 접촉은 하고 있는가.
▲양 기관의 자체안이 이미 나와 있어 청와대와 총리실을 매개로 회의, 위원회 등을 통한 대화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양 기관의 입장 차가 커서 아직 지휘부간 만남은 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 기관의 입장이 아니라 국민의 기준으로 수사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경찰은 내실을 다져 국민에게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